8.15 광복절을 앞두고 청주지역에 걸려 있는 반일 현수막들이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다. 반일 현수막이 불법현수막이라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는가 하면 ‘반문(反文)’ 현수막과 함께 떼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14일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서 반일 현수막을 건 정환창 이장은 남모를 속을 태우고 있다. 며칠 전부터 자신이 내건 현수막이 불법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면사무소측이 연락을 해왔다는 것이다.
정 이장이 내건 현수막은 덕사모(덕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름으로 제작한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는 글귀가 써 있는 것이다.
덕촌은 옥산 지역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정순만 독립운동가(1873~1911)의 고향이다. 정순만 독립운동가는 이상설 선생등과 함께 서전서숙을 설립해 민족교육과 독립사상을 주입시키고 독립군 양성에 주력한 분이다.
또 옥산면에는 ‘할아버지는 독립운동 후손들은 불매운동’이라고 쓰여져 있는 정동리 주민들의 현수막도 걸려 있는데, 유독 이 두 종류의 현수막만 불법현수막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장은 “며칠전에도 면사무소에서 전화가 와 현수막을 뗀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도 또 신고전화가 걸려 왔다고 하니 항일정신을 훼손하기 위해 일부러 트집을 잡아 현수막을 떼내기 위한 속셈이 아니겠느냐”라고 분개했다.
반일 현수막의 고난은 이 뿐이 아니다.
충북 3·1운동·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 범도민위원회는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들이 내건 현수막을 자진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이런 성명을 발표한 것은 충북도청앞에 내건 현수막들 위로 정부를 비판하는 이른바 '반문(反문재인)' 현수막 수십 개가 내걸리면서 보혁(保革) 갈등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일본 규탄과 불매운동을 전 국민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펼친 현수막 달기 운동을 모독하는 무례한 일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반문 현수막을 내건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측은 "현 정부의 경제와 안보, 외교실패를 비판하는 현수막일 뿐"이라며 "반일 운동과는 별개의 사안인데, 그쪽(범도민위원회)이 다른 정치적 의도로 몰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결국 양측의 현수막들은 이날 상당구청 직원들에 의해 모두 철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