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원 해외출장 음주추태 의혹 또 터졌다

국민의힘 박지헌 의원 키르기기스탄 ‘셀프감금’ 의혹의 전말
   
뉴스 | 입력: 2025-02-18 | 작성: admin@admin.co.kr 기자

 

 

[미디어 태희]

 

충북도의원의 해외 출장 음주추태 의혹이 또 터졌습니다.

 

KBS청주는 지난 17국민의힘 박지헌 도의원의 중앙아시아 키르기기스탄 공무여행시 발생했던 음주추태 의혹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이 의혹을 추적해온 <미디어태희>가 그동안 취재한 관련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의혹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여권이 없네에서 시작된 불길한 기운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 공무해외여행 일정그림./도의회 연수결과보고서 캡쳐

 

지난해 930일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 소속 도의원 5명과 공무원등 8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출국 전 충북도의회 관계자들은 박 의원의 여권 미지참으로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다행히 임시여권을 발급받았지만, 첫 방문국인 카자흐스탄에 입국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정책복지위원회는 이날부터 106일까지 57일 일정으로 카자흐스탄, 키르기기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3국을 방문해 고려인의 충북이주 및 이주고려인 지원정책에 대한 간담회와 관계부처 방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박 의원만 키르기기스탄으로 환승


지난해 9월 30일 첫 방문지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한국교육관에서 기념촬영을 한 충북도의회 방문단. 박지헌 의원이 없다./도의회 연수보고서 캡쳐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 도착한 일행들은 중대한 결심에 합의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이 임시여권 입국을 불허할 가능성이 높으니, 박 의원을 먼저 키르기기스탄으로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 입국이 거부되면 다른 나라 방문은커녕 한국으로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박의원 혼자 자비로 키르기기스탄 비슈케크 공항행 환승길에 올랐습니다.

 

한밤중에 울린 셀프감금전화 

KBS화면 캡쳐

 

이날 밤 카자흐스탄 일정을 마친 도의원들이 숙소에서 피로를 풀고 있을 때 한 관계자의 전화기가 울렸습니다. 

 

키르기기스탄 비슈케크 D호텔에 머물던 박 의원이 전화를 한 것입니다.

 

KBS청주는 “(박 의원이)지금 조폭들이 나를 방에 감금했다. 빨리 공안을 불러달라고 말했다고 의회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또한 “(호텔측이 전화로) 박 의원이 술에 취해 시끄러운 일을 벌였다”,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방에 데려갔다”는 의회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박 의원 이날 이후 술 안마셔


박지헌 의원의 음주추태 의혹이 불거진 키르기기스탄 D호텔 전경.

 

다음 날인 101일 키르기기스탄 비슈테크의 D호텔에서 합류한 의회 방문단은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부터 박 의원은 술을 입에 한 방울도 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비상계엄이 터지기 전부터 알음알음 도의회 주변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습니다.

 

의원은 KBS에 해외연수기간 동안 술은 단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면서 대통령 탄핵반대 1인 시위등 정치활동 반대세력의 음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 도의원?" 사퇴요구 빗발쳐


KBS화면 캡쳐

 

그러나 당사자가 부인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양섭 의장은 18일 오전 9시 의장실에서 상임위원장 회의를 긴급하게 소집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논의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건의 파급력으로 미뤄볼 때 도의회 차원의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올해 도의회의 해외연수는 물건너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박 의원에 대한 징계여부는 불투명합니다. 해당 호텔에 CCTV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8일 충북도의회 의장실에서 열린 의장단및 상임위원장 긴급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는 의원들. 왼쪽부터 이의영 부의장, 이정범 교육위원장, 이상식 정책복지위원장./미디어태희

 

그러나 도의회가 조사에 나서고, 이 사건의 실체를 잘 알고 있는 관계자들이 증언을 한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20233월에도 도의회 해외출장을 위해 탑승한 독일행 비행기에서 음주추태를 부린 의혹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미디어태희>와의 통화에서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만 말했습니다.

 

시민단체 및 정치권의 반발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18일 오후 2시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가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박지헌 도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제공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반성도 없이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문제행동을 뒷받침하는 복수의 관계자 증언에도 도민에 대한 사죄 대신 정치적 음해 운운하는 것은 최소한의 염치마저 저버린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도민 혈세로 떠나는 해외연수 중 연거푸 음주 추태 논란을 반복한 것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될 수 없다"면서 "도민의 대표로서의 기본적인 소양도 자격도 없는 박지헌 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성명을 발표하고 "박지헌 의원에 대한 즉각적인 제명 조치를 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