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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표결소추안 과반표결이 정족수미달로 무산된 다음날인 지난 8일 오전 국회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미디어 태희
[미디어 태희]
12월 3일 밤 더불어민주당 이광희 의원(청주서원)은 청주에 있었습니다.
그날이 화요일이라 평소에는 서울에 머무르는데, 이날은 청주에 행사가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산남동에 있는 자택으로 간 것입니다.
밤 10시 27분쯤 별안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와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소집 소식으로 급거 서울로 간 이 의원. 4일 0시 40분쯤 국회앞에 도착했으나, 경찰이 막고 있어 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12월 3일 이광희 의원이 넘었던 국회경비대 쪽 담장. 이 의원의 사무실은 626호(동그라미안 쪽)다./네이버 거리뷰
이 의원은 ‘국회경비대 건물과 수소충전소 사이는 다소 허술할거야’라는 생각에 그쪽으로 갔고, 역시 경찰관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마음 같지 않은 무거운(?) 몸으로 담장을 넘으려는데 경찰들이 달려와 막았고, 이때 기막힌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의원이 “나 국회의원이에요” 라고 말하자, 한 경찰관이 “그래서요?”라면서 막아섰습니다.
보좌진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사이 간신히 담장을 넘은 이 의원. 전속력으로 국회 의사당으로 달려갔지만 비상계엄해제요구안은 오전 1시 1분에 가결됐습니다. 이 의원은 오전 1시 30분에 국회본회의장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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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때 계엄군의 침탈로 깨진 국회의사당 창문./미디어 태희
이처럼 ‘12.3 비상계엄’ 당일 여야 국회의원들의 행적이 속속 밝혀지면서 그날 얼마나 긴박했는지 밝혀지고 있습니다.
경찰청 차장 출신인 민주당 임호선 의원(중부3군)은 3일 밤 11시쯤 민주당 의원 단톡방에 “국회 폐쇄되었다고 합니다”라면서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12월 3일 민주당 의원 단톡방에 올린 민주당 임호선의원의 글(맨위)
결국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면서 비상계엄 해제를 이끈 충북 국회의원은 비상계엄해제요구안 표결에 참석한 의원 4명(임호선·이강일·송재봉·이연희 의원)을 포함해 충북지역 국회의원 8명 중 5명이었습니다.
반면, 당시 국민의힘 의원 3명들은 국회가 아닌 곳에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동남4군)은 의원 단톡방에서 4일 오전 0시 16분 “중앙당사입니다”라고 썼습니다. 자신이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있다는 뜻인지, 당사로 오라는 것인지 해석이 분분합니다.
4일 0시 13분쯤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게시내용. 한동훈 당대표가 국회로 오라는 지시를 했다는 게시물에 대해 자신은 당사에 있다거나, 당사로 오라는 취지의 내용입니다./출처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는 이종배 의원(충주)과 박 의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태영 의원(제천단양)은 어디에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최근 이광희 의원은 국회경비대 소관을 서울경찰청이 아닌 국회 사무총장으로 바꾸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비상계엄선포 당일 국회의원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출입을 막으면서 “그래서요?”라고 말했던 국회경비대 경찰은 잘 지내고 있을까요.
이 의원은 21일 오후 4시 충북도청 서문광장에서 열리는 제9차 충북시국대회에 참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