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충북개발공사가 옛 청주여고 플라타너스 벴다

수십년된 아름드리 베어내,...마구잡이 벌목에 시민 반발
   
뉴스 | 입력: 2024-06-13 | 작성: admin@admin.co.kr 기자

 

충북개발공사가 지난 달 주차장 공사를 하면서 청주상당공원 옆 옛 청주여고 터의 수십년된 나무를 베어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 근처에 배관이 나와 있다./소셜미디어 태희

 

[소셜미디어 태희]

 

충북도가 주차장을 만든다면서 수십그루의 나무들을 베거나 이식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개발공사(사장 진상화)도 주차장 공사를 하면서 옛 청주여고 터에 있던 수십년된 나무를 베어버려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13일 <소셜미디어 태희>가 방문한 청주 상당공원 옆 옛 청주여고 터에 있던 수십년된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사라졌고, 그 자리에 배관만 덩그라니 솟아 있습니다.

 

2015년과 2021년 네이버 거리뷰에서 보이는 옛 청주여고 터 플라타너스.

 

이 터는 청주여고가 1952년 4월부터 1981년 8월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배출했던 곳이고, 베어진 나무는 이 땅이 한국교직원공제조합 소유로 되어 있을 때까지도 살아 있었습니다.

 

청주여고와 역사를 함께 했을 이 나무의 수령이 70년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충청리뷰> 2013년 8월 30일자 기사에서 당시 윤석위 대표가 흰칼라의 여학생들은 늙어갔지만 옛 청주여고 교정의 나무들은 지금까지 잘 살아있다고 썼을 정도로 지역사회에서는 유명한 나무 중의 하나입니다.

 
2023년 12월 네이버 거리뷰에서 볼 수 있었던 옛 청주여고 터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모습. 

 

지난 2015년부터 제공된 네이버 거리뷰만 보더라도 나무의 크기와 존재감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 충북개발공사가 이 터를 매입한 뒤 주차장 조성공사를 하면서 베어버린 것입니다.

 

2023년 5월 당시 네이버 거리뷰. 옛 청주여고 정문쪽 울타리에 나무들이 적지 않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네이버 거리뷰를 보면 2023년 5월에 많았던 정문쪽 나무들이 1년만에 거의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4년 5월 현재 나무가 몇 그루 남지 않았다.

 

이처럼 수십년된 지역사회 역사와 함께 했던 아름드리 나무가 갑자기 사라지자 시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시민은 그나마 청주시내에 그늘이 없는데 이 나무마저 베어버렸다는게 믿을 수 없다면서 역사를 지닌 나무마저 마구잡이로 잘라버리니 제정신이냐라고 말했습니다.

 

조만간 베어질 가능성이 제기된 옛 청주여고 터 낙우송 2그루(동그라미 안)./소셜미디어 태희

게다가 충북개발공사가 오는 8월 입주한 이후 부지 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낙우송 두 그루도 베어낼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충북개발공사측은 “나무가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낙엽 때문에 배수로가 막히고, 벌레가 생긴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벌목하게 됐다"면서 "정문쪽의 나무들 중 잔 나무들은 제거했지만, 나머지는 이식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