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충북출신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존재를 알려주는 포럼이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걸순 충북대교수는 오는 26일 오후4시 충북예술인회관에서 열리는 ‘여성독립운동가와 시대속 여성문화예술’을 주제로한 충북문화예술포럼에서 ‘충북출신 여성독립운동가의 생애와 공적’을 발표한다.

충북 출신의 독립유공자는 521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독립유공자는 국가보훈처 등록 기준으로 민금봉․민임숙․박재복․신순호․오건해․윤희순․이국영․임수명․홍금자 등 9명(1.7%)으로 전국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셜미디어 태희는 포럼에 앞서 ‘9인의 충북출신 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해본다.

□ 오건해(吳健海, 1894～1963, 2017년 애족장)

1894년 2월 29일 吳禹錫과 홍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보성이며 조부는 副護軍을 지낸 亨翯이다.

특히 그녀가 김구 주석을 봉양한 유명한 일화가 전한다. 1938년 5월 6일, 김구가 창사에서 총격을 당해 사경을 헤맨 이른바 ‘남목청사건’ 때의 일이다. 김구가 기적적으로 소생하였고, 응급 치료가 진행되어 회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건해는 김구가 퇴원 후 요양할 때 식사 등의 봉양을 맡았다. 김구는 충칭시기 홀로 시내에 머물며 임시정부를 이끌었는데, 이때에도 거의 모든 숙식을 오건해가 맡아 보살폈다고 한다.

□ 신순호(申順浩, 1922～2009, 1990년 애국장)

1922년 가덕에서 신건식과 오건해의 딸로 출생하였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38년 11월부터 약 6개월간 柳州에 머물렀다. 17세가 된 그녀는 이곳에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참여하며 독립운동에 몸담기 시작하였다.

이 공작대는 노태준을 단장으로 하여 중국인을 상대로 선전물 배포․횃불시위․가두행진․연극연 등을 펼쳐 우의를 다지고 독립운동을 홍보하고자 한 청년 단체였다. 청년공작대는 1939년 3월 4일 일본군과 전투 중 부상당한 중국군을 위문하는 공연을 펼쳐 큰 갈채를 받기도 하였다.

신순호․박영준 부부는 동지로서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가 해방을 맞이하였다.

□ 민금봉(閔今奉, 1913～?, 2019년 대통령표창)

청주 출신으로 1930년 1월 초, 서울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 광주학생독립운동 동조 시위 계획에 동참하였다.

그러나 2월 21일 보안법 위반 혐의로 일제에 붙잡혀 서대문경찰서로 유치되어 열흘간 구금되었다.

□ 민인숙(閔仁淑, 1912～?, 2019년 대통령표창)

음성 출신으로 1930년 1월 초, 서울 근화여학교에 재학 중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동조하는 동맹휴교에 참여하였다.

그녀는 근화여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1월 15일 오전 9시 30분경부터 동맹휴학에 참가하였다가 이날 일제에 붙잡혀 종로경찰서로 유치되어 경찰범 처벌 규칙 위반 혐의로 20일 동안 구금되었다.

□ 박재복(朴在福, 1918～1998, 2006년 애족장)

영동 출신으로 빈농 집안에서 태어나 20세인 1938년 군시제사주식회사 대전공장의 여공으로 취직하였다.

그해 10월 그녀는 동료들에게 일본이 중일전쟁에서 패전할 것이라는 반일적인 말을 하며 항일의식을 고취하였다. 이어 11월과 1939년 3월에도 직장 동료들에게 같은 말을 하였다.

군시 공장은 일제의 가혹한 식민지 수탈 현장으로서, 1929년 4월과 1932년 11월에는 동맹파업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였다. 이로 인해 그녀는 유언비어 유포죄로 일경에 체포되었고, 1941년 육군 형법 위반으로 금고 1년을 선고 받고 옥고를 치렀다.

□ 윤희순(尹熙順, 1860～1935, 1990년 애족장)

충주 사람으로 남편은 유제원이며 시아버지는 의병장 유인석의 재종형인 유홍석이다. 1895년 유홍석이 춘천에서 의병을 일으키자 그녀는 ｢안사람 의병가｣, ｢의병군가｣, ｢병정가｣ 등을 만들어 부르게 하여 의병운동을 고취시켰다.

또한 부녀자들의 항일독립정신을 고취했으며, 친일파와 일본군에게 서신을 보내어 죄상을 꾸짖는 등 춘천의병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1907∼1908년 후기 의병 때에는 군자금을 모아 의병 활동을 지원했고, 1911년 만주로 망명해 시아버지와 남편의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1935년에 만주에서 서거하였다.

□ 이국영(李國英, 1921～1956, 1990년 애족장)

청주 출신으로, 부친은 이광, 남편은 민영구이다. 1941년 6월 17일 중국 중경에서 한국혁명여성동맹이 조직되자 가입하여 대의원으로 선출되어 항일운동을 펼쳤다. 

1941년 10월 10일 중경에서 3․1유치원이 설립되자 연미당․정정화 등과 함께 교사가 되어 교민의 자제를 교육하였다. 1944년 3월에는 한국독립당 당원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생계부 부원에 임명되어 활동하였다. 형제인 이윤철․이윤장도 독립유공자이다.

□ 임수명(任壽命, 1894～1924, 1990년 애국장)

진천 사람으로, 1912년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일경에 쫓겨 환자로 위장 입원한 신팔균과 알게 되었고, 1914년에 결혼하였다. 

그 후 남편을 따라 만주로 가서 비밀문서의 전달, 군자금의 모금, 독립군 후원 등의 방법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1924년 2월 남편이 독립군의 훈련을 지휘하고 있던 중 대규모 중국 마적의 습격을 받아 교전 중 전사하였다. 귀국 후 남편의 전사 사실을 알게 되자 유복녀 이영과 자결하였다.

□ 홍금자(洪金子, 1912～?, 2019년 대통령표창)

충주 출신으로 1930년 1월 초, 서울 태화여학교에 재학 중 광주학생독립운동에 동조하는 동맹휴교에 참여하였다. 

그녀는 태화여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 1930년 1월 15일 아침부터 결행된 동맹휴학에 참가하였다가 이날 일제에 붙잡혀 종로경찰서로 유치되어 경찰범 처벌 규칙 위반 혐의로 20일 동안 구금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