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휴식처 ‘증평 보강천’

[강위원의 증평이야기]
강신욱 증평향토문화연구회 위원
   
뉴스 | 입력: 2018-12-09 | 작성: admin@admin.co.kr 기자
증평 보강천 미루나무숲 / 강신욱 제공
증평 보강천 미루나무숲 / 강신욱 제공


청주를 처음으로 방문하는 외지인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청주가로수길’이다.

경부고속도로 청주나들목(IC)에서 나와 청주시 흥덕구 강서동으로 이어지는 6㎞ 남짓 구간 양쪽에 심은 플라타너스는 외지인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2001년 산림청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했고, 2006년에는 건설교통부가 우리나라 도로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가운데 열여섯 번째로 청주가로수길을 꼽았다.

청주에 이런 가로수길이 있다면 증평에는 ‘미루나무숲’이 있다.

증평군은 2014년 9월 ‘가볼 만한 곳, 걷고 싶은 길’ 6곳을 지역 대표 관광명소로 선정·발표하면서 보강천 미루나무숲을 그 하나로 선정했다.

미루나무숲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도 선정됐다. 2012년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시설계학회와 경관학회가 공동 주관한 2회 대한민국 경관 대상에서 증평군이 응모한 ‘보강천 미루나무 숲 주변 경관화 사업’이 자연경관 부문에서 우수상인 한국도시설계학회장 표창을 받았다.

2016년에는 산림청이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증평군을 ‘2016년 지방자치단체 녹색도시 우수사례’에 선정했다. 보강천에 해바라기와 코스모스 등 1,000만 송이 계절 꽃을 심은 것을 비롯해 보강천 미루나무숲과 자작나무 숲을 연계한 녹지기능 확대, 산림 훼손을 최소화한 좌구산 휴양랜드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증평의 젖줄인 보강천 둔치에 조성된 미루나무숲은 높이 30~40m에 달하는 이태리포플러 99그루와 은사시나무 4그루 등 103그루가 형형색색의 꽃과 어울려 지역 주민이 산책과 운동을 할 수 있는 최고의 휴식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증평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에서도 즐겨 찾는 휴식처인 미루나무숲은 육군 37사단이 예전에 예비군훈련장으로 활용했던 곳이다.

정은영 전 대한민국 6·25참전국가유공자회 증평군지회장은 “예비군 창설 후 지금의 미루나무숲에 예비군교장을 조성하면서 미루나무를 심었다.”라고 회고했다.

신재영 전 증평군 정책기획실장은 예비군교장과 미루나무숲 조성 당시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는 “증평읍사무소에 근무하던 1978년께 예비군교장 업무를 맡아 이곳에 나무를 삽목했는데, 그때 심은 나무가 이태리포플러였다.”라며 “정부가 산림녹화를 장려하면서 속성수인 이태리포플러를 심었다.”라고 말했다.

신 전 실장의 말대로 미루나무숲에는 미루나무가 아닌 이태리포플러가 심어져 있다.

미루나무와 이태리포플러가 일반 사람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해서 지역 주민이 익숙한 미루나무로 생각하고 미루나무숲이라고 부른 것으로 보인다.

이태리포플러는 미루나무(북미산)와 양버들(유럽산)을 교배한 속성수다.

이들 나무 학명에는 모두 ‘포플러스’란 이름이 들어 있다.

보강천 둔치에 예비군교장이 조성된 것은 1977년 10월 1일 37사단 내 동원사단인 67사단 창설과 관련이 있다.

37사단 내에 67사단 건물과 시설물이 들어서면서 예비군교장이 영외로 옮겨졌다.

이후 예비군교장은 1996년 증평대교가 가설되면서 인근 괴산군 청안면으로 이전됐다.

당시 충청북도 증평출장소는 예비군교장을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증평시민공원’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보강천 미루나무숲’이란 이름으로 더 널리 불렸다.

증평군은 보강천 미루나무숲 주변에 풍차와 벽천분수, 바닥분수, 정글모험 놀이대, 암벽 오르기 등을 갖추고, 장미꽃·갈대·태양광볼라드 조명 등을 설치해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해 주·야간 산책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천변공원 ‘그린시티 스카이파크’는 어린이들의 놀이공원으로 각광을 받는다.

40여 년 전 예비군들의 훈련장에서 최고의 휴식처로 탈바꿈한 보강천 미루나무숲은 증평의 명물이자 자랑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