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예정인 현 쉼터 앞에서 새 쉼터 설치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우고 있다. 오른쪽부터 앉은 순서대로 이인선 정의당 청주시지역위원장, 김종대 국회의원, 남상섭 LH 부장, 민영의 사랑의 쉼터 대표.
무허가 건물이라는 민원 때문에 철거 위기에 놓인 용암동 해누리아파트 2단지 ‘장애인 쉼터(사랑의 쉼터)’를 대체할 새 쉼터 건립이 추진된다.
김종대(정의당 비례, 청주상당구지역위원장) 의원은 3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해누리아파트 2단지 장애인 쉼터를 방문해 현 쉼터를 대체할 새 쉼터 건립계획에 대해 밝혔다.
이 자리에는 남상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거자산관리부장이 참석해 새 쉼터 건립일정과 시설에 대해 설명했다.
1994년에 건립된 해누리아파트 2단지는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노약자 등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로, 11~13평형에 114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장애인 쉼터는 2010년에 문을 열었다. 80~90%가 노인 또는 장애인이지만 이들을 위한 편익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사회가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모아 현재의 시설을 건립한 것이다. 시설은 컨테이너와 패널로 만든 헛간, 비가림시설 등이 전부다.
쉼터 회원들은 해누리아파트 거주민 50명 정도다.
이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행복한 용암동 만들기 모임, 사랑의 쉼터(대표 민영의)’라는 다소 긴 이름의 모임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쉼터를 운영해 왔다.
회원들은 비좁은 거주공간보다 쉼터에 모여 대화를 나누고 전동휠체어를 정비하는 등 소통과 더불어 도움을 주고받았다.
문제는 이 쉼터가 정식으로 허가를 내지 않은 무허가건축물이라는 점이었다.
올 봄 누군가 청주시에 민원을 냈고, 지난 5월 철거통보가 내려왔다. 철거시한은 한 차례 유예돼 오는 9월10일까지다.
쉼터 회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들은 김종대 의원은 LH충북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단(단장 김진태)과 수차례 협의를 통해 새 쉼터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LH는 인접 아파트와 담벼락을 맞대고 있는 현 쉼터를 철거하는 대신, 체육시설 옆 휴게공간에 경량철구조물 형태의 새 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남상섭 LH 주거자산관리부장은 이날 “7m×3m 규모의 새로운 쉼터 외에도 비가림시설, 벤치, 탁자, 자동조명 등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남상섭 부장은 또 “수도시설과 냉난방시설 등을 지원해 현재의 쉼터에 비해 편리하고 안락한 공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관로까지의 거리가 70m에 달해 화장실 설치가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청주시 등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종대 의원은 “주거약자인 노인과 장애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아파트에 이제까지 제대로 된 쉼터가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면서 “주민들의 노력과 LH의 도움으로 늦게나마 새로운 쉼터를 만들 수 있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종대 의원은 또 “화장실 추가 설치 등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민영의 사랑의 쉼터 대표는 “쉼터 철거가 불가피해 걱정이 컸는데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 해결에 나서준 김종대 의원과 LH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현장에는 평소 쉼터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박옥주 전교조 충북지부 음성지회장, 이인선 정의당 청주시지역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한편, 김의원은 최근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의 5층건물 옥탑에 후원회 사무실을 개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