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민선 7기가 1년만에 대단히 중대한 위기에 도달했다. 충북도나 청주시나 충북도교육청이나 각 시군에서 민선 7기 1년을 맞아 각종성과를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으나, 지금처럼 어수선하고 분위기가 썰렁한 경우는 없었다. 지난 1년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일부 자치단체장들은 주민들을 공격했으며, 일부 교수등 지식인들은 단체장들에게 잘 보이느라 정신이 없고, 상당수의 지역언론은 받아쓰느라 정신이 없고, 이 틈에 일부 공무원들은 사고를 치느라 여념이 없다. 사실 민선7기 1년의 위기는 앞으로 3년이나 남은 임기동안의 지방자치나 자치교육이 어떻게 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시민들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편집자주 |
이시종 도지사./뉴시스유감스럽게도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1년간 도민들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비유하자면 이 지사는 충북선 타고 충주 정도까지 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미사여구와 현란한 데이터, 충성스런 고위 공무원들 속에서 민선 7기 1년을 화려하게 포장한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지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도지사 연속 3선을 마무리해야 하는 이 지사는 민선 7기를 시작하자마자 명문고 육성(자사고 설립)을 내세우면서 마침내 '관료주의'와 '엘리트의식'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민심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표면적으로는 그 주장을 철회하듯 보이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가 남긴 자사고 설립 욕심은 도민들에게 '서울대'와 '관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시켰고, 평범한 가장에게 그들의 자식들에게 특별한 교육을 시켜주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 지사는 명문고 논란으로 160만 도민 중 몇 퍼센트의 주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고자 하는지 잘 보여주었고,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이 어디인지를 드러냈다.
더욱이 그에게 ‘내생애 최고의 날’이 되게 한 충북선 고속화 사업 예비타당성 검토 면제사업은 ‘강호대륙’을 향한 고속철사업이 아니라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저속철사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송연결을 장기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아무일 없듯이 넘어가려고 하고 있으나, 충북선 고속화 사업은 충주와 제천시민들의 욕구를 못채우고, 오송이 연결되지 않은 '용두사미'가 될 것 같다. 과연 이 사업을 정부가 하겠다고 할지, 도대체 언제 시작할지 불투명하다.
충북선과 KTX 호남선을 직접 연결할 기술도 없는 현실에서 충북선 고속화 사업을 띄웠던 것을 보면 한 정치인의 '프로파간다'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감탄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강호축 개발로 미래 100년의 먹거리를 창출하고 사람과 기업이 모여드는 충북, 성장과 이익을 공유하는 삶의 질 향상, 인재 육성과 청년일자리 창출, 도내 균형발전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너무 멀리가면 돌아오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