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김학의 사건'을 담당했던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지난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청와대의 수사외압을 증언했다./사진 유튜브 캡쳐
충북 괴산 출신으로 경찰청 수사기획관 재직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수사를 지휘했다가 돌연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2013년 사건 당시 박근혜 청와대로부터 수사 외압을 분명히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전 기획관은 지난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해 "지난 2013년 당시 청와대가 경찰청 수사국장에게 전화로 김 전 차관 성접대 동영상 관련 내용을 수집하거나 수사에 착수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 전 경무관은 "이에 수사 단계는 아니지만 내용이 상당히 심각하며, 시중에 유포되는 동영상에 나오는 인물이 현직 대전고검장이라는 내용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청 수사국장실에 찾아와 김학의라는 사람이 대통령의 관심 사안라면서 수사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수사기획관은 여러차례 서면과 대면으로 청와대에 김학의에 대한 문제를 보고했으나 김 차관의 임명이 강행됐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외압정황에 대해 지난 4월에 있었던 검찰 소환조사 때 진술했는데도 모두 배제됐다면서 진술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기획관은 “수사단에 진술한 내용을 녹음한 파일이 있다”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전 기획관이 tbs에 출연해 말한 내용을 2013년 날짜별로 요약한 것이다.
3월 초, (김학배) 수사국장이 민정수석쪽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그 내용을 구두로 보고
날짜미상, 이 기획관과 (경찰청)국장, 박관천 행정관 만남. 박관천 행정관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김학의라는 사람은 VIP의 관심 사안’이라고 말함
3월 13일 청와대, 김학의 법무부 차관 내정. 경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김학의 관련 종합보고
3월 15일 청와대 김학의 차관 임명, 김기용 경찰청장 경질
3월 18일 이세민 기획관, 특수수사과장과 함께 내사 착수발표
4월 9~10일, (강신명)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에게 보고
4월 초, 이성한 청장에서 수사사안 보고, 이 청장 “기획관, 남의 가슴에 못을 박으면 벌 받는다”, 기획관이 보고하는 내용을 하나도 모르겠다”고 말함.
4월 12일 이 기획관, 경찰대학교 학생지도부장으로 발령.
4월 15일 박근혜 대통령 이성한 경찰청장에게 임명장 수여
한편,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 4일 ‘별장 성범죄’ 혐의가 없고 청와대와 경찰 윗선의 수사 외압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 전 수사기획관은 괴산출신으로 청주고를 졸업한뒤 경찰대 1기로 입학했다. 김학의 차관 사건 당시 수사기획관으로 발령된뒤 4개월만에 인사됐고, 이후 지난 2016년 7월 충북지방경찰청차장으로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