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태희]
6·3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을 동시에 탈환하며 사실상 충북 지방권력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가 끝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심각한 내부 갈등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지면서 지역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광희 의원, 이장섭 시장 찾아가 ‘항의’
14일 민주당 이광희 의원(청주서원)이 청주시장실에서 이장섭 시장과 면담하고 있다./이광희 의원 페이스북
14일 이광희 의원(청주 서원)이 이장섭 청주시장을 직접 찾아가 현도면 생활자원회수센터 재추진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출근 전에 청주시장을 항의 방문했다”며 “현도면 생활자원회수센터 이전 약속에서 말을 바꿔 존치로 변경한 것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청주시장 인수위조차 대체부지를 권고했음에도 청주시장의 번복으로 현도면민이 상처받았다”며 “특히 인수위 TF 평가에서도 현도 입지가 가장 낮은 점수였음에도 번복 결정을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항의로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2024년 총선 당시 이 의원은 민주당 청주 서원 경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이장섭 시장을 꺾고 공천장을 거머쥐었습니다.
이후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같은 당 후보와 국회의원으로 힘을 합쳤지만, 선거가 끝난 지 두 달여 만에 지역 현안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된 것입니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이 같은 당 소속 시장을 직접 찾아가 ‘항의 방문’했다고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지역정가에서는 이번 충돌이 청주 서원지역의 정치적 주도권과 차기 총선까지 연결되는 갈등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강일 의원, 같은 당 인사들과 ‘고발전’
지난 4월 9일 충북도청에서 선거앱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는 이강일 의원.
민주당 내부 갈등이 가장 거칠게 표출되고 있는 곳은 청주 상당입니다.
이강일 국회의원과 민주당 소속 전직 지방의원들이 수사기관에 맞고발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이 의원 측이 지방선거 경선을 앞두고 김성택 전 청주시의원이 이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네며 공천을 청탁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해당 돈이 정치후원금 명목의 50만원이었다면서 공천 청탁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상당구 지방의원 경선 과정에서 비공개 권리당원 명부가 특정 후보에게 제공됐다며 이 의원 등을 공직선거법·개인정보보호법·정당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이 의원 측도 김 전 의원과 박문희 충북도당 고문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맞고발했습니다.
정치적 갈등이 당내 조정의 범위를 넘어 고소·고발전으로 확산되면서 상당구 민주당의 내홍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신용한 지사는 박병국 임명 ‘강행’
신용한 충북지사
신용한 충북지사를 둘러싼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신 지사는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뇌물전력이 있는 박병국씨를 충북도 대외협력보좌관에 임용했습니다.
신 지사가 임명을 밀어붙이면서 지역정가에서는 ‘신용한식 마이웨이 인사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도 상당히 우려하는 시선들이 제기되면서 신 지사와 민주당의 관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송재봉호’ 앞날은...도당 조직국장 미임명
송재봉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
이처럼 민주당 충북 곳곳에서 갈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최근 출범한 송재봉 충북도당위원장 체제가 일찌감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문제는 도당이 내부 갈등을 중재할 조직 체계조차 아직 완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도당은 조직의 실무를 책임질 조직국장조차 아직 임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용한 지사와 이장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새 지방권력 세력, 기존 국회의원 세력, 지방의원과 당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릴 경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민주당원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지지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에서조차 당내 갈등을 벌이고 있어 상당히 걱정스럽다”며 “선거 때 그렇게 강조했던 원팀 정신은 다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