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으로 300명 표시한 '모니터 교사'들은 누구냐

충북교육청 “현직교사 모니터단이 검증”...학교현장 ‘사상검증 교사’ 존재하나
   
뉴스 | 입력: 2023-01-09 | 작성: 안태희 기자

 

지난 6일 천범산 충북부교육감이 '블랙리스트 의혹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충북인뉴스 제공

 

[소셜미디어태희=안태희]


김상열 단재교육연수원장의 폭로로 불거진 충북교육청 단재교육연수원 강사배제 명단 의혹사건에서 새로운 정체불명의 집단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교육청이 지칭한 현직교사들로 구성된 모니터단이다.


충북인뉴스에 따르면 지난 6일 천 부교육감의 충북교육청 기자회견 당시 한백순 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은 혁신’, ‘행복’, ‘평화통일의 세 단어에 중점을 두고, 현직교사로 구성된 모니터단이 검증을 해서 (명단작성을) 완성했다고 했다.


이날 교육청이 기자들에게 보여준 문서에는 혁신’, ‘행복’, ‘평화통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강좌명에 붉은색 음영처리가 되어 있다.


붉은색 음영처리가 된 강좌는 올해 개설하지 말라는 표시이며, 강좌명 옆에는 강의분야, 과목주제, 강사이름, 강사 소속과 직위 등이 표기되어 있다.

 

충북교육청 입장문 일부.

 

 

한 과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A4용지 3페이지 가량의 문서만을 보여줬지만, 붉은색으로 표시된 강좌명과 강사는 지난해 단재연수원에서 진행된 강좌 총 800여개 중 300여개에 이른다.


특히 이날 한 과장은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


한 과장은 윤건영 교육감은 혁신을 잘 안 쓰시거든요. 행복, 평화통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세 단어에) 주안점을 두었고. 운영하는 모니터단이 검증을 해서 완성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니터단은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이라며 모니터단은 윤 교육감이 일선 학교를 다닐 때 코멘트를 하는 교사들이다. 그 분들을 말하는 것이다. 학교에 있는 교사들이다라고 말했다.


단재교육연수원 강사배제 명단을 작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 현직교사라고 해석되는 대목인데, 현직교사들을 무슨 권리로 동원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현직교사들을 동원해 강사에서 배제시키려고 했다면, 일선학교 현장에 교원들의 사상검증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있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 성명서 전문

 

즉각교원단체가 구시대적 사상검열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면서 현직교사 모니터단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충북의 교원, 교육전문직, 학부모 및 시민으로 구성된 교원단체인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구시대적 사상검열이라면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는 과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민이 큰 충격에 빠진바 있다면서 충북교육청의 블랙리스트 사건 역시 이와 다를바 없으며, 특정 대상을 낙인찍고 배제하는 충북교육청이 학생들의 바른 인성을 말하고 지속가능한 미래교육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새로운학교충북네트워크는 또 교육감이 바뀌고 연수방향을 상의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교육청의 해명은 거짓이며 얄팍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면서 충북교육청은 강사배제명단을 작성한 이유와 과정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블랙리스트명단 300여명의 명단이 확인되는대로 당사자들과 연합해 공동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한 과장은 모니터 교사들이 누구냐, 어떤 자격으로 모니터를 했느냐<소셜미디어태희>의 질문에 대해 현재 조사중이어서 나중에 조사단이 한꺼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